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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호형제글: 우리의 가방 (리더스 다이제스드에 실린 글)
관리부  2009-06-18 09:17:24, 조회 : 2,305, 추천 : 454



저는 세 번의 입시 끝에 대학생이 된 22살 새내기입니다.  작년 봄 이른 삼수생 생활을 시작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두 번의 입시 실패를 경험하고 공부   자체에 회의까지 느끼고 있던 때였습니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봄날 아침이었습니다.  그날도 저는 평소처럼 이른 아침부터 독서실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학교나 직장으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가방들을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방의 종류가 참 다양했습니다.
   먼저 한 여성이 어깨에 메고 있는 붉은색 핸드백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담한 크기에 광택이 나는 게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듬직해 보이는 한 남성은 번쩍거리는 메탈시계를 찬 손으로 제법 묵직해 보이는 노트북 가방을 들고 있었습니다.  등교 중인 한 고등학생은 불룩한 흰색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해진 흔적이 보이는 게 약간 낡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를 보니 책과 노트로 가득한 책가방이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었습니다.
   오전 자습을 마치고 집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독서실을 나섰습니다.  마침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제 초등학교 시절과는 다르게 아예 여행용 캐리어나 장바구니처럼 보이는 바퀴달린 가방을 끌고 다니더군요.  워낙 들고 다니는 책이 많아 무겁기 때문일까요?  그런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고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며칠 후 주말이 되어 어머니를 도와 장을 보러갔습니다.  어머니의 짐을 들어 드리며 시장 이곳저곳을 누비는데 어느 고물상 할아버지의 큼지막한 리어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리어카에는 제가 보기엔 참 무겁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건이 꽤나 많았습니다.  자전거, TV, 빨래건조대, 냄비, 숟가락, 창틀 등...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힘든 기색 없이 리어카를 끌고 계셨고 저는 나이를 무색케 하는 할아버지의 건장한 체격과 기운을 보면서 감탄을 했습니다.  그 할아버지에게는 리어카가 사람들이 지니고 다니는 가방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날도 자습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수많은 직장인과 학생을 보았습니다.  그날도 모두에게는 가방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그 순간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모두에게는 각자 자기가 지고 갈 짐이 있다.  10대는 10대의 고민이, 20대는 20대의 고민이, 30대는 30대의 고민이 있다.  자신이 자랄수록 짐도 자란다.’
   결국 저는 그 당시 나름의 삶의 무게를 이겨내고, 처음 생각했던 진로와는 조금 방향이 바뀌었지만 결과적으로 원하던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역시나 제 깨달음처럼 대학생으로서 고민들이 생겼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일은 참 즐거운데 과제는 골치가 아프고, 그런데 점수는 잘 받고 싶은 욕심이라든지 여자 친구가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 등... 덜어질 줄 알았던 짐은 제가 자란 만큼 자라서 지금의 제게 들고 가기 쉽지 않은 무게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제가 삼수라는 짐을 지고 있던 동안 제가 속으로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철도 제법 든 것 같고 부모님이나 친구들이나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생각의 폭도 참 넓어졌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지나온 이 과정에 대해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상황이 힘들다고 합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실업은 증가하고 있고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조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본다면 우리들 각자가 들고 있는 가방 혹은 짐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좀 더 강하고 깊이 있게,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우리 인생 선배들의 능력이 우리 안에도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실제로도 보고 있습니다.  대학 과제가 아무리 많아도 제출을 해내는 친구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지내다가 종종 집에 돌아왔을 때 건물 하나가 없어졌다가 생기는 모습을 볼 때도, 군대 간 친구들이 진지 구축을 할 때마다 근처에 근무하는 미군들이 깜짝 놀랄 만한 속도로 지어버려 ‘너희가 사람이냐?’고 혀를 내두른다는 일화를 들을 때도 우리만의 저력을 실감합니다.  지금은 조금 힘들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결국 우리는 힘든 만큼 더욱 성장해서 보다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저자 신승호 형제의 동의를 얻어 리더스 다이제스드에 실린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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